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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wt_writer_01님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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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당나귀 주인이 있었어요.
그는 그 당나귀에 옥수수 포대기들을 싣고 수년간 방앗간까지 쉬지 않고 날랐어요.
하지만 당나귀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고된 일을 못하게 되었어요.
그러자 주인이 당나귀 사료 값이라도 아낄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낌새를 눈치 챈 당나귀는 도망쳐 ‘브레멘’(독일 북부의 시 이름)으로 가는 길에 올랐어요.
“거기라면,”라며 당나귀가 생각했어요. “확실히 시(도시 할 때의 ‘시’) 음악대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좀 걸었을 때 도로에 누워 있는 사냥개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아 글쎄 지칠 때까지 뛰길 좋아하던 그 친구가 숨이 가빠 헐떡이고 있지 뭐예요.
“왜 그렇게 숨을 헐떡이니, 덩치 큰 친구야?”라며 당나귀가 물었어요.
“아,”라며 그 사냥개가 대꾸했어요. “나도 늙었나봐. 하루하루가 예전 같지 않아. 더 이상 사냥도 못해. 그래서 내 주인이 날 죽이려하지 뭐니. 그래서 도망쳐 나왔어. 그런데 이제 어떻게 먹고 살지 앞이 깜깜하지 뭐니?”
“그럼 우리,”라며 당나귀가 말했어요. “함께 브레멘으로 가자. 거기라면 우리도 시 음악대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나와 함께 가면 너도 따 놓은 당상이야. 난 ‘류트’(16세기 기타. 사진링크 ▶ https://goo.gl/Wg11Uu )를 연주하고, 넌 ‘케틀드럼’(큰북. 사진링크 ▶ https://goo.gl/nbjyPZ )를 치면 될 거잖니.”
사냥개가 그 말에 동의하고 함께 여행길에 올랐어요.
멀리 못가서 그들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고양이가 ‘오만 상을 찌푸리며’(원문→3일 연속 비 맞은 얼굴 표정을 하고서) 길가에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아니 왜, 이발사 양반, 이렇게 얼굴이 망가진 거야?”라며 당나귀가 말했어요.
“내 목이 달아날 지경인데 놀고 앉아 있을 시간이 어디 있다고?”라며 고양이가 대답했어요.
“내가 지금 나이를 먹고 보니 이빨들도 시원찮지, 그러니 난롯가에 앉아 얘기하는 거나 좋아하지. 생쥐를 잡는 거보다 말이야. 그랬더니 내 안주인이 나를 물에 익사시키려하지 뭐야, 그래서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 거야.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갈지 참 고민이야. 어쩐담?”
“잘 됐네, 우리랑 브레멘으로 가자. 넌 밤무대에도 조예가 깊잖아(밤무대를 이해하잖아). 넌 충분히 ‘시’(도시 할 때의 ‘시’) 음악대원이 될 수 있어.”
고양이가 그 참 기가 막힌 생가이라 여기고서 그들과 함께 갔다.
이렇게 도망자 세 명이 농장 주변의 뜰로 들어가니, 거기 정문 위에 수탉이 앉아 목청껏 울고 있었다.
“네 꼬끼오 소리가 하늘을 치르고도 남겠다.”라며 당나귀가 말했어요. “도대체 뭔 일인데?”
“난 지금 맑은 날씨를 예언하고 있어. 그래야 우리 마님께서 아기 예수의 귀여운 셔츠들을 손세탁해 말릴 수가 있거든.”라며 그 수탉이 말했어요. “하지만 웬걸 일요일에 손님들이 오기로 했는데, 이 망할 여편네가 동정심도 없이 요리사보고 나를 내일 요리해 스프로 내놓으라 하질 뭐야. 아마도 오늘 저녁에 내 목이 달아날 거야. 그러니 숨이 붙어 있을 때 꼬끼오 라고 실컷 울어놓아야 여한이 없을 거 같아서.”
“아, 그럴 바에야, 붉은 ‘볏’(수탉의 머리 위에 있는 톱니 모양의 살),”라며 당나귀가 말했어요. “차라리 우리와 함께 가는 게 어때. 우리 지금 브레멘으로 가는 길인데. 세상 어디든 죽음보단 나을 거 아냐. 게다가 넌 좋은 목소리도 가졌겠다, 우리와 함께 음악을 하면 넌 분명 두각을 나타낼 거야!”
꼬끼오가 이 계획에 동의했다.
그리하여 네 명이서 다함께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채 브레멘 시에 도착하지 못한 어느 날 저녁, 그들은 그날 밤을 지낼 목적으로 어떤 숲으로 들어갔다.
큰 나무 아래 당나귀와 사냥개가 자리를 잡고 누웠어요. 나뭇가지엔 고양이와 수탉이 자리를 잡고 앉았고요.
하지만 수탉은 나무 꼭대기까지 곧장 날아올라갔어요. 거기가 가장 안전한 곳 같았거든요.
눈을 붙이기 전 사방을 한 번 둘러보는데, 저 멀리에서 희미한 불빛이 반짝 하는 거예요.
그래서 수탉이 친구들에게 “멀리 앉은 곳에 집이 한 채 있어. 불빛이 보여.”라고 외쳤어요.
당나귀가 말했어요.
“그렇담, 일어나 더 걷자, 여긴 쉬기엔 나빠.”
사냥개는 그 집에 살점이 좀 붙어있는 뼈다귀 몇 개라도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하고 좋아했어요!
그리하여 그들이 그 불빛이 보이는 곳까지 가보았어요.
다가감에 따라 그 불빛은 더 또렷하게 더 밝게 보였어요.
그런데 에구머니나 그건 휘황찬란하게 밝혀 놓은 강도들의 집이었어요.
가장 키가 큰 당나귀가 창문에 기대 안을 들여다봤어요.
“뭐가 보이니, 회색 말아?”라며 수탉이 말했어요.
“뭐가 보이냐면?”라고 당나귀가 대답했어요. “먹고 마실만한 산해진미가 가득 든 식탁 하나랑, 거기 앉아 즐기고 있는 강도들이 보여.”
“그 참 우리 거였음 좋았을 것을.”라며 수탉이 말했어요.
“그러게, 그래, 아, 우리가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 건데!”라며 당나귀가 말했어요.
그런 다음 동물들은, 어떻게 하면 저 강도들을 쫓아낼 수 있을지 회의를 가졌어요.
마침내 계획 하나를 마련했죠.
당나귀가 먼저 앞발로 창턱에 기대고 섰어요. 사냥개가 그런 당나귀의 등 위로 뛰어올랐어요. 고양이가 개를 타고 기어올랐어요. 마지막으로 수탉이 날아올라 고양이의 머리 위에 앉았어요.
이것이 완성되자, 정해진 신호와 함께, 그들이 다함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당나귀는 시끄러운 당나귀 울음소리를 내고요, 사냥개는 짖어대고요, 고양이는 야옹야옹 거리고요, 수탉은 꼬끼오 울어댔어요.
그런 다음 그들이 창문을 밀어젖히며 방 안으로 뛰어들었어요.
그 바람에 유리창이 와장창 깨졌어요!
이 끔찍한 소란에 강도들이 벌떡 일어났어요. 유령이 나타났다고 밖엔 상상이 안 된 이 상황에 강도들이 놀라 울창한 숲으로 줄행랑을 치고 말았어요.
이제 네 친구가 식탁에 모여 앉아 남겨진 음식들로 거나하게 배를 채웠어요.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쫄쫄 굶을 사람마냥 미친 듯이 먹어댔답니다.
네 명의 ‘순회 극단원’(돌아다니며 음악 연주하는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자마자, 그들은 불을 끄고 각자의 습성에 따라 최적의 누울 장소를 찾아 다녔어요.
당나귀는 마당에 있던 약간의 밀짚들 위에 자리를 잡고 누웠고요, 사냥개는 문 뒤에, 고양이는 따뜻한 재(타고 남은 재)가 남아 있던 난로 위에 가 잡았고요, 수탉은 ‘대들보’(지붕을 떠받치기 위해, 기둥 사이에 놓음. 사진링크 ▶ https://goo.gl/NrIY2X ) 위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어요.
모두들 고된 걷기로 지친 상태라 곧 잠이 들었답니다.
한밤중(밤 12시)이 지나 집의 불빛이 더는 새어나오지 않자 멀리를 이를 지켜보고 있던 강도들이 하나둘 조용히 모두 모였다.
두목이 말했다.
“그렇다고 정신 줄을 놓아선 안 돼.”
그러면서 부하 한 명에게 가서 집을 조사하고 오라 지시를 내렸어요.
그 심부름꾼이 가 보니 모든 게 너무도 고요했어요. 그래서 부엌으로 가 촛불을 밝히려고 보니 불씨가 아직 살아 있는 석탄이 반짝하고 보였어요.
그런데 그건 실상 고양이의 사나운 눈이었어요.
그가 아무것도 모르고 ‘황린 성냥’(19세기 옛날 성냥개비. 가만있어도 불이 붙여져 지금은 사용안함) 하나를 그 불빛에 가져다댔어요.
하지만 고양이로선 이 우스운 상황이 이해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냉큼 그의 얼굴로 뛰어올라 막 야옹야옹 거리며 할퀴었어요.
그가 무시무시하게 놀라 뒷문으로 달아나려는데, 아뿔싸 때마침 거기 누워 있던 개가 펄떡 일어나며 그의 다리를 사정없이 물어버리는 거예요.
그가 이제 마당을 가로질러 밀짚더미 옆으로 도망치는데, 당나귀가 자신의 뒷발로 그를 사정없이 걷어차는 거예요.
이 소란에 깬 수탉 또한 기가 살아선 대들보에서, 그를 향해 큰 소리를 “꼬끼오 꼬꼬!” 라고 질러 침묵시켰어요.
죽을 뚱 살 뚱 도망친 그 강도가 두목에게 와 말했어요.
“아, 집 안에 끔찍한 마녀가 한 명 앉아 있었어요, 그녀가 저를 손바닥으로 때리고 제 얼굴을 자신의 긴 손톱들로 할퀴었어요. 문 옆엔 식칼을 든 남자가 서 있다 제 다리를 사정없이 찌르더군요. 마당엔 검은 괴물 하나가 서 있었는데, 글쎄 저를 보자마자 나무 몽둥이로 저를 찜질하지 뭐예요. 그리고 지붕 저 위쪽에 저승사자(원문→심판자)가 앉아 있다 큰소리로 말하길, ‘오늘이 네 놈 재삿날이렸다!’(원문→저 강도로 내게 데려와라!)라고 하는 바람에 전 정말이지 있는 힘껏 도망쳐나왔어요.”
그리하여 강도들은 다시는 그 집에 얼씬도 하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브레멘(독일 도시이름)의 동물 음악대’들에겐 지내기에 그 집이 안성맞춤이라 떠날 마음이 전혀 없었지요.(ㅋㅋ)
저는 이 얘기를 방금 막 듣고 쓰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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